목차
- 윤리 도덕을 부정함
- 이상사회
윤리 도덕을 부정함
도가는 유가에서 중시하는 인(仁), 의(義), 충(忠), 효(孝)와 같은 덕목을 부정하였습니다. 이러한 덕목을 강조하는 것은 순수한 도덕(道德), 곧 참된 도의 본질이 소멸되었기 때문이라고 보았습니다.
노자는 인(仁)과 의(義)의 덕목, 예(禮)와 같은 것은 본래 인간의 순수하고 평화로운 본성에서 비롯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인간 사회가 혼란에 빠지면서 이를 복구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라 하였습니다.
즉, "큰 도가 없어지자 인(仁)과 의(義)가 생겨났다. 육친 간의 화목이 이루어지지 못하자 효도와 자애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나라가 어지러워지자 충성과 충언이 생겨났다"(『노자』18장)고 하였습니다.
이는 유가에서 강조하는 인(仁), 의(義), 충(忠), 효(孝)와 같은 덕목이 인간 본래의 순수성을 상실한 결과로 등장한 인위적인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이에 대해 노자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인(仁)을 품고 의(義)를 버려야 백성들이 다시 효도하고 친애할 것이다"(『노자』19장).
또한 "높은 예를 추구하면 응하지 않으면 힘을 써야 하고, 억지로라도 이루어야 한다. 대체로 예(禮)라는 것은 진정한 믿음이 사라진 데서 생겨난 것이다. 이는 모든 어지러움의 시작이 된다"(『노자』38장)고 하였습니다.
당시의 예(禮)는 외형적 형식만 남아 있었고, 위정자들에 의해 강제적으로 요구되어 백성들의 본성과 자연스러운 도(道)가 크게 변질되었음을 지적한 것입니다.
장자는 유가에서 말하는 인(仁)의 도덕이 인간 본성에 반하는 인위적 조작이라 비판하였습니다.
즉, "무엇 때문에 인(仁)과 의(義)를 들고 나와 복을 짓고 다니면서 사람들의 본성을 잃어버렸는가?"(『장자·천도』)라고 하였으며, 슬프게도 사람들은 본성을 잃어버렸다고 탄식합니다.
또한, "예악(禮樂)으로 사람들의 본성에 억압을 가하는 것은 오히려 본성을 잃어버리게 한다"(『변무』)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무릇 체제, 의식, 정절 같은 것은 스스로 힘써야 하고, 본성의 덕성을 해치는 것일 뿐이다"(『천운』)라고 하여, 인의(仁義)적 덕목조차 본성을 왜곡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에 따르면 도덕이 쇠퇴하고, 인위적 규범과 제도가 난립하면서 오히려 세상은 더욱 어지럽고 혼란스러워졌습니다.
"덕이 쇠퇴하면서 요순(堯舜)의 시대는 끝나고, 비로소 세속적 질서가 다스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정치와 교화가 무너진 뒤에는 사람들은 본성을 잃고, 사욕을 따르게 되었으며, 서로 남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천성』)고 하였습니다.
혜강은 유가의 윤리 도덕, 곧 명교(名敎)가 사회 혼란의 원인이라 지적하였습니다.
즉, "사회가 분화하고 규범이 생겨남으로써 인의(仁義)를 내세워 사람들의 마음을 구속하고, 명분과 법도를 강요하며, 학문을 통해 사람을 통제하였다"(『혜강집·난자연화론』)고 하였습니다.
또한 "인의(仁義)는 인위적으로 사람들의 행위를 억제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것은 생명을 기르는 방법이 될 수 없다"(『동상』)고 말합니다.
나아가 "명교의 노예들이 억지로 기준을 높이고 표준을 세우며, 사람들의 본성을 왜곡하고 강제한다"고 비판하였습니다.
이상사회
전통적인 바와 같이 도가는 인간이 본래 순수하고 소박하며, 자연스러운 상태 그대로 살아가는 것을 가장 이상적인 삶으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인위적인 문명이나 제도를 거부하고, 순수하고 자연스러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를 이상사회로 간주하였습니다.
노자는 다음과 같은 이상사회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나라의 규모를 작게 하고, 백성의 수를 줄인다. 열 가지 백 가지 기술이 있어도 그것을 쓸 일이 없게 하며, 백성들은 죽을 때까지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거나 타국을 왕래하지 않는다. 배와 수레가 있어도 그것을 타지 않고, 갑옷과 무기가 있어도 그것을 사용하지 않게 한다. 백성들은 다시 새끼를 꼬아 음식을 만들고, 음식을 조리하여 먹으며, 옷을 짜서 입고, 거주하는 곳을 편안히 여기며, 그곳을 떠나고자 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인접한 나라가 가까워서 닭과 개 짖는 소리가 들릴 정도이더라도, 백성들은 평생 서로 왕래하지 않는다"(『노자』80장).
이와 같은 소국과민(小國寡民) 사회는 영토나 인구 규모가 작은 나라에서, 백성들이 물질적 풍요를 추구하지 않고, 지식이나 욕망을 지나치게 확대하지 않으며, 단순하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이상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장자는 이러한 소국과민 사회상을 수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묘사합니다.
노자가 이상으로 제시한 사회를 이어받아, "혁세(革世) 시대의 백성들은 집에 머물며 일에 종사하고, 길을 떠나려 해도 갈 곳이 없었다. 음식을 문채로 즐겼으며, 배를 뒤집으며 놀았다"(『장자·거협』)고 합니다.
또한 "그 시대 사람들은 자기 마을을 벗어날 필요가 없었다.
산에는 오솔길조차 나지 않았고, 강에는 배가 다니는 흔적이 없었다"(『동상』)고 합니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군자와 소인의 구분이 없으며, 사람들이 무지하고 무욕하며, 순박한 천성대로 살아가는 모습을 이상향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장자는 이어서 다음과 같은 이상적 사회상을 덧붙입니다:
- 사람들이 오직 천성에 따라 무지(無知)하고 무욕(無欲)하게 살아가며,
- 자연 속에서 동물들과 함께 평화롭게 살아가고,
- 어떤 도구나 기구도 사용하지 않으며,
- 가정이나 국가, 군주와 신하의 구분조차 없이,
- 어떤 규범이나 구속도 없이 자유롭게 살아가는 사회를 이상으로 보았습니다.
더 읽어야 할 책
- 박종원, 『노자철학사』, 문학과지성사.
- 손홍렬, 『중국철학의 연구』, 사사연.
- 이강수, 『도가사상의 연구』, 고대민족문화연구소.
- 『노자와 장자 길』.
- 최종덕, 『도가철학 교본』.
- 원정근, 『도가철학의 사유방식』, 범문문화사.
- 손홍렬, 『동중철학 이것이다』, 동녘.
- 『노자와 21세기 1, 2, 3』, 동녘.
- 『도가사상과 도교』, 범우사.
- 허성회, 『철학사상의 세계』, 경상대출판부.
- 정선희, 『위진현학』, 예문서원.
- 한국도교사상연구 편, 『노장사상과 동아문화』, 아세아문화사.
- 한국동양철학연합, 『東洋哲學의 사상화와 사변화』, 연세대출판부.
- 강보승, 『중국철학사 강의』, 여초출판사.
- 『중국철학사상』, 탐구당.
- 박성규 옮김, 『중국철학사 상·하』, 까치.
- 박신호 옮김, 『중국철학의 정신』, 서광사.
- 남상호 옮김, 『원시유가도가철학』, 서광사.
- 이명용 옮김, 『도가를 찾아가는 과학자들』, 예문서원.
- 노승현 옮김, 『도가철학과 도교』, 예문서원.
- 중국문화연구소 옮김, 『中國哲學史』, 문조사.
- 오영우, 『동중철학사』, 예문서원.
- 조성용, 『동중철학사상』, 이론과실천.
- 우세익, 김진홍 옮김, 『중국의 사상』, 열음사.
- 오요한 아키레, 임경한 옮김, 『노자의 철학 인간사상』.
- 전형묵, 『도교문화연구』, 민족사.
- 김석환, 『도교사상과 도교』, 신아사.
- 이동렬 옮김, 『장자 경계』.
- 김교빈 옮김, 『중국고대의 논리』, 동녘.
- 윤찬원 옮김, 『노자와 도교』, 서광사.
- 신태양 옮김, 『도교』, 까치.
- 김승환 옮김, 『인류의 위기』, 삼성출판문화.
- 황건 옮김, 『지구의 위기』, 한국경제신문사.
- 김용옥, 『길과 얼음』, 동녘.
- 김학목, 『선사와 함께 읽은 장자』, 고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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